- ▲ 민병철 건국대 교수. /이덕훈 기자 leedh@chosun.com
'선플달기 운동' 민병철씨 "우리 사회 변하고 있어요"
"우리 민족은 배려와 격려의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선플(칭찬하고 격려하는 댓글 달기)운동은 묻혀 있는 우리의 품성을 복원시키는 운동입니다."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 이사장인 민병철(50) 건국대 교수는 14일 "선플운동이 드디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 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 사이트에 달린 선플은 100만개를 넘어섰다. 민 교수가 2007년에 선플달기 운동을 시작한 지 3년6개월여 만이다. 당시 중앙대 교수였던 그는 "2007년 1월, 유명 여가수였던 유니가 인터넷 악플(악의적 댓글)에 시달리다 자살한 것을 보고 심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학생들에게 선플을 10개씩만 달아보자고 제안했다. 당시 수강생 570명이 각각 10개의 선플을 악플 때문에 고통받는 연예인들의 블로그나 미니홈페이지에 달았다. 민 교수는 그해 5월 23일부터 본격적인 선플달기 운동에 나섰다.
선플달기 운동이 시작된 후로도 많은 연예인이 악플에 시달리다 자살했다. 민 교수는 그럴 때마다 좌절했지만 선플운동을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 헐뜯기를 좋아해 악플을 단다는 일부 주장에 민 교수는 "인성교육 없이 성장만 바라보던 우리 사회가 사람들을 그렇게 만든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선플달기 운동에 참여했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운동 참여 전에는 '악플을 달아본 적 있다'고 답한 학생이 전체의 25%였는데 선플활동을 한 후 비율이 3%로 낮아졌습니다."
민 교수는 "2008년 6월 4일 제주중앙중학교의 홈페이지에 선플방을 설치한 이후 선플운동이 전국적으로 번졌다"고 말했다. 당시 제주도교육청에 선플을 20개 달면 1시간 봉사시간을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고 교육청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선플운동이 전국에 퍼지자 2009년 5월에는 행정안전부에서도 선플운동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20일에는 선플 하나에 장학금 10원씩을 적립하는 선플기부 캠페인도 시작했다. 선플달기운동본부는 12월 31일까지 적립된 '선플 장학금'을 '착한' 댓글을 단 학생들에게 수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