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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플운동본부 이끄는 민병철 이사장 /
‘국민 영어 선생님’ 본업과 별개로 선플 달기 운동에 10년째 매진 /
‘악플은 범죄’ 누리꾼들 인식 개선 /
7월 SNS 인권위원회 발족 계획 /
악플 피해자들에 무료 법률 상담 /
중국·일본 등에도 선플운동 알려
민병철 선플운동본부 이사장에게는 ‘국민 영어 선생님’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1981∼91년 MBC TV ‘민병철 생활 영어’를 진행하며 얻은 별명이다. 그런 그에게 ‘선플운동’은 본업과는 거리가 있는 일이지만 꼭 10년을 매진했다. 악플로 심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진 가수 유니가 2007년 1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충격을 받고 같은 해 5월23일 선플운동본부를 만들었다.
“선플운동은 인터넷상에 선플, 즉 선한 댓글을 달아 악플을 추방하고 응원과 소통, 화합과 치유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겁니다. 지난 10년간 악플에 대한 누리꾼들 인식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운동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누리꾼들은 악플을 다는 데 문제의식이나 죄의식이 거의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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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남구 선플운동본부 사무실에서 만난 민 이사장은 올해 10주년을 맞은 선플운동의 가장 큰 성과로 누리꾼들의 인식 변화를 꼽았다. 악플이 타인의 생명을 앗아가는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한국 사회에 보편화한 건 선플운동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선플운동본부는 그간 거리 캠페인과 공모전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청소년들이 인터넷상에 올린 선플은 713만개가 넘고 청소년·교사·학부모로 구성된 본부 회원은 65만여명에 달한다.
정치인들은 선플운동의 주요 대상이다. 19일 현재 20대 국회의원 299명 중 294명이 ‘아름다운 말과 글, 태도와 행동으로 화합과 통합의 정치에 앞장서겠다’는 ‘국회의원 선플 정치 선언문’에 서명했다. 민 이사장은 정치인들과의 일화 하나를 소개하며 목소리가 커졌다.
“최근 한 국회의원이 보좌관에게 ‘선플 서명을 하면 의정 활동 중에 하고 싶은 말을 못 하지 않겠냐’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합니다. (역설적이지만) 너무 감사하고 기쁜 일이죠. 선플운동에 동참하면 ‘아름다운 말을 써야 한다’는 생각의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는 걸 방증하기 때문입니다. 이게 선플운동의 효과입니다.”
지난달 대선 당시에는 문재인 후보를 비롯한 원내 5개 정당 대선 후보들에게 근거 없는 비방과 흑색선전을 안 하겠다는 ‘선플 실천 선언문’ 서명을 받았다.
지금은 ‘대통령에게 바라는 소망과 응원’을 주제로 선플 달기 운동을 진행한다. 청소년 등 3700여명이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며 저마다 소원을 적었다. 청소년들은 이 선플 내용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할 날을 고대하고 있다고 한다.
민 이사장은 또 다른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권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변호사 100명을 모아 악플로 피해를 본 이들에게 온라인으로 무료 법률 상담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2007년 선플운동본부를 만든 5월23일을 ‘선플의날’로 만드는 것도 목표다.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이 이런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망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또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같은 선플 예문 50개를 만들어 청소년들에게 선플 다는 법을 알릴 계획이다. 민 이사장은 최종적으로는 “전 세계에 선플 1억개를 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거침없이 인터뷰를 하던 그는 “정작 인터넷을 활용해 수익을 얻는 국내 포털 사이트와 기업들의 선플운동 참여는 매우 저조하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민 이사장이 10년을 꾸준하게 선플운동에 열정을 쏟는 건 선플 효과에 대한 소신이 확고해서다. “선플을 받는 사람과 보는 사람, 다는 사람 모두 행복해집니다. 인터넷상에 건전한 토론문화가 형성되고 긍정적 에너지가 확산돼 25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는 한국의 사회 갈등 비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절감분을 청년 창업과 취업에 쓰면 국가 미래가 더 밝아지지 않겠습니까.”